[알피하논] 그림자 3월의 프러포즈.
~3n살 현자 알피노의 프러포즈 도전기~
알피하논
Alphhanon
알피노(현자,살리아크)X하논(소환사,리믈렌)
캐릭터 한마디
하논 “앞으로도, 우리는 많이 변하겠지? 사랑하는 마음 빼고!”
알피노 “너는 나를 영원한 소년으로 만들어.”
bgm:https://www.youtube.com/watch?v=JJ2EB0O4bfA
(첨부 불가하면 스킵하셔도 괜찮습니다!)
[하논, 정말로 사랑하고 있네.]
- 항상 평화를 약속하지만, 평화와는 거리가 먼 하루 들의 반복이었다. 그 소녀를 처음 만날 때부터, 지금까지 쭉 그랬다. 서로 너무나도 사랑하고, 아끼고, 또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나날들의 반복이었지만. 연애는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고, 세간에서 그렇게 말하기도 했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기에는,상황이 영 따라주지 않았다. 하루가 멀다고 생기는 사건들, 그리고 모험들.
그래도 하논과 함께하는 모험이 좋았다. 그녀와 함께하면 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좋았다. 서로 영원한 서약을 하지 않아도, 그러한 말이나 약속을 하지 않아도.'서로가 영원히 함께'라는 그 마음은,말하지 않아도 영원히 함께하는 그 확신은, 서로 죽음의 위기에서도,그 어떤 위기에서도 서로 구원했다.
그리고,이제 평화가 찾아왔다. 이제 우리는 영원히 함께라고. 말할 수 있을 때가 온 거다. 평화가 찾아올 때 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이제 30대 남짓한 나이가 되어버렸다.풋풋한, 풋사랑을 하던 작은 소년과 소녀는,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어 안정된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이제 그녀에게 약속을 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함께해달라고. 앞으로도 쭉 함께 사랑하자고. 그것이 알피노 르베유르가 그의 첫사랑인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첫 번째 예의였으며, 그의 사랑이었다.
드디어 그녀에게 약속을 할 수 있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할 수 있는 그 '타이밍' 이 우리에게도 찾아온 거다.
알피노는 이 날을 위해 - 대략 349일 정도를 준비했을까, 프러포즈 준비만 1년 남짓했다. 반지에 들어가는 다이아몬드, 금속, 디자인도 모두 알피노가. 에오르제아에서 제일 프러포즈 성공률이 높다는 호텔도 어렵사리 예약한 것도 알피노가. 직접 쓴 편지에, 웨딩드레스 입은 하논의 모습을 상상하며 틈틈이 그녀의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결혼식 자금도, 신혼여행 자금도, 그 밖의 자금들은 역시 모두 알피노가 열심히 돈을 모으고도 모았다. 그녀는 이러한 돈,시간보다 더욱더 소중한 것을 주었으니까. 바로 '하논' 이라는 존재였다. 그녀라는 존재는 그 어떤 거와도 비교가 안되지 않나.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은 전혀 힘들지도, 귀찮지도 않았다. - 물론 이 말을 들은 에스티니앙은, 왐마야. 라면서 이어 맥주를 마셨지만.
하논은 생각보다 눈치가 없다. 아니, 사실 '생각보다'도 그저 예의상 덧붙인 것이지, 하논은 그냥 눈치가 없다. 눈치 없는 알피노가 인정한 눈치 없는 하논이었다. 둘이 사귄다 했을 때 알리제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체 어떻게 서로가 좋아한다고 눈치챈 거야?’ 라며 물어보고 했었지.
즉슨, 알피노가 349일 동안 대놓고 - 티 나게 - 프러포즈를 준비해도, 하논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그것이 알피노에게 더한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완벽한 장소도 준비했다, 완벽한 선물들. 재력. 외모까지 - 모든 것이 갖추어졌다. 그렇지만, 날짜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하논의 생각을 전혀 모르겠다. 하논은 자신의 프러포즈를 눈치챘을까? 눈치를 못 챘을까. 아니면 - ‘모르는 척’을 하고 있나? 자신이 눈치가 없던 것이었을까?
은근슬쩍 프러포즈를 준비하고 있다. 라는 티를 많이 내봤다. 하논, 그러고 보니 우리 반지를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 으응, 알피? 이 반지 녹슬고 부서질 때까지 끼고 다니자며. (알피노가 300일에 하논에게 고백하면서 준 반지였다. 대략 10여 년 전이다.) 하논, 주변에서 많이 결혼을 하더군.이제 우리도 나이를 먹었나 봐. - 헤헤, 그러게 알피. 벌써 우리가 안지 10년이 넘었어. 알피가 말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쭉 함께 모험하자!
..- 하논은 모험으로 충분한 건가.
혹시 하논은 결혼을 원하지 않는 것인지, 우리가 처음 사랑을 약속 할 때 부터, 지금까지 10여 년의 시간이 지났으니. 오히려 언약을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믿어 의심치 않지만, 한쪽으로는 자신이 너무 성급하게 언약을 준비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알피노가 예약한 고급 호텔에서, 무릎을 꿇고. 하논에게 반지를 내밀었다.
[하논, 우리 앞으로 평생을 함께하세. 비록 ... 10여년의 시간을 함께하고,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평생 함께할 것이라 믿고 있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앞으로의 미래를 약속하고 싶다네. 나와 언약하자, 사랑해. 하논, 정말로 사랑하고 있네]
[지금 겨우 평화가 찾아왔는데, 내가 왜 언약해야 해, 알피?]
시뮬레이션 끝. 상상속 하논의 차가운 대답과 함께 알피노는 흠칫, 몸을 떨었다. 그렇다, 제가 아무리 티를 내도 눈치 없이 구는 제 애인 때문에 - 알피노는 프러포즈를 10일 앞두고, 불안의 극에 달한 것이다. 다가오는 봄날에 바로 프러포즈를 하려고 했지만, 이대로라면 프러포즈는 무슨, 상상 속 하논 때문에 현실의 하논에게 제대로 말도 못 할 지경이다.
모든 분야에 신동이고, 천재였던 소년. - 샬레이안 천재 신동 소년년 알피노 르베유르는. ‘연애’ 에 있어서는 언제나 초보였다. 30대가 된 지금도 그렇다.
“너는 어째 30살이 넘었는데도 꼬맹이냐.”
어린애들 끼리 사귄다고 처음 했을 때는 기가 찼는데. 에스티니앙은 맥주를 비우며 코웃음을 친다. 에스티니앙씨는 그런 어린애들이 다 커서 결혼까지 했는데 혼자 아닌 가용. 마그나이씨와 친구 하셔도 될 것 같아요. 라며 타타루가 안주를 가져다주며 말을 덧붙였다. 에스티니앙은 가만히 타타루의 말을 듣다가, 짜증이 난 것인지 타타루가 내려놓은 육포를 - 잘게도 씹었다.
“에스티니앙공, 내가 하논을 처음 만났을 때가 샬레이안 대학교였었다네. - ”
“너 그거 백번은 더 말했었다.”
샬레이안 대학교에서 처음 만난 동갑내기 여학생, 같이 공부하고. 함께 모험한 나의 첫사랑. 샬레이안 대학교에서, 심부름 오다 강의실을 잘못 찾아 마냥 숨어있던 하논을 처음 발견한 것도 알피노였고. 그녀를 모험가의 길로 이끌어 준 것도 알피노였다. 하논을 처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것도 알피노였으며, 하논에게 고백도 알피노가 먼저 했었다.
마냥 서툴기만 한 고백이고, 연애였지만 하논은 늘 기뻐해 주었다. 프러포즈도 마냥 기뻐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하는 걱정이 괜한 걱정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걱정하는 마음은 그만큼 사랑하는 마음에 비례해서 커지는 거라고 했나. 사랑에서만큼은 아직도 18세인 알피노 르베유르는, 하논이 늘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항상 불안해했다. 이번에 하논이 좋아할까, 이번엔 싫어하면 어쩌지 -
“하논 님은 늘 알피노 님이 뭘 하든 좋아했었지 않나용? 솔직히 알피노 님은 최악의 남자친구였을 수도 있고고, 모험 다니느라 기념일도 많이 빼먹었지만, 어쩌면 평생을 약속하기엔 불안할 수 있어도, 하논 씨는 여태까지 처럼 기뻐하실거에용!”
“타타루, 넌 조용히 하는 게 낫겠다.”
아무래도 도련님의 망상은 타타루가 더 덧붙이는 것 같다.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산크레드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데 하논 님이 워낙 눈치가 없지 않나용, 아무래도 정말로 알피노 님의 프러포즈를 눈치채지 못한 게 아닐까용?”
“하논이 눈치가 없긴 하지.”
“도련님도 눈치가 없는 편인데 말이야.”
“그러고 보니, 알피노 님은 눈치보다는 센스가 문제 아니었나용?”
세계를 목숨 걸고 구한 영웅이어도 사실은 사실인 건가. 누가 그랬는데, 최고의 치료는 거울치료라고. 알피노의 눈치 병은 10여 년 동안 자신보다 눈치가 더 심하게 없는 - 하논을 만나면서 많이 나아진 편이었다. 그 대신 알피노는 센스가 심히 부족했는데, 하논의 첫 번째 생일에 현학도구로 하트를 만들며 현학도구를 이용한 열렬한 사랑의 불꽃놀이 쇼를 했는가 하면, - 첫 번째 자신들의 기념일에는 자신에게 그동안 잘해줬던 하논에게 감사의 인사로 르베유르가 하인들에게 정열의 사랑 노래를 시키고, 부모님과의 최고급 음식 식사 타임을 가졌었지.
..물론, 지금은 안 그런다. 서너 번째 저런 이벤트를 하니까 알리제가 진지하게 하논에게 왜 저딴 놈이랑 사귀느냐고 물어보는 모습을 보고, 이벤트를 준비할 때마다 알리제와 타타루에게 물어보고 했었다.
“이번에는 알리제가 많이 도와줬다네,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도련님이 준비했으면 차였을지도 몰라.”
아니지, 알리제가 죽였을걸. 에스티니앙이 덧붙인 말은 가볍게 무시한 알피노가 제 이마를 감쌌다.
“다른 생각 하지 말고, 솔직히 너의 마음을 고백해. 하논이 거절하더라도 너희가 헤어질 것도 아니고 …. 만약 하논이 언약하고 싶지 않다고 해도, 넌 이해할 거지 않냐..”
“그,그렇지. 하논이 거절해도 나는 … 계속 하논을 사랑할걸세!”
왐마야, 가만히 산크레드의 말을 듣고있던 에스티니앙은 이어서 맥주를 마신다.
그랬다. 사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는 앞으로 서로와 함께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언약’ 이라던지 ‘프러포즈’라던지, 모두 알피노가, 하논에게 사랑을 약속하고 싶고, 약속받고 싶다는 욕심일 뿐이지. 그런 절차 없이도, 서로는 서로가 함께할 거라는 걸 굳게 믿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건 변함이 없었다.
그렇지만 한쪽으론, 사랑하는 사람에게 웨딩드레스 한 번이라도 입혀주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고 싶은 법이다. 수호신들의 축복을 받고, 손등에 키스하며 영원한 사랑을 축복받고 싶다. 여전히 연애에 서툰 자신이기에, 나오는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하논 -
“나는 하논 그 자체를 사랑하기에, 하논이 무슨 대답을 하던지, 다 이해할걸세!”
으,으응. 산크레드가 눈을 피한다. 아무래도 우리 고민상담 괜히 해준 것 같은데. 에스티니앙은 포기라도 한 듯, 이미 빈 맥주잔에 맥주를 따르며,과묵히 맥주를 이어 마셨다. 눈을 반짝이는 건 타타루 뿐이었다. 파이팅이에요 알피노님, 분명 할 수 있어요!
*
성년이 된 이후로는 머리를 푸르고 다녔었다. 샬레이안의 현자라는 직책 때문에, 어리지 않게 보이기 위함도 있었고, 더는 자신은 소년의 시절 그대로가 아니라는, 달라졌다는 표현을 하기 위함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머리를 다시 묶었다. 지난번에 술 마시면서 고민 상담한 시간 포함, 359일 동안 준비한 프러포즈를 할 시간이기에.
하논과 함께 프러포즈를 준비한 호텔로 들어갔다. 바닥에 깔린 형형색색의 꽃, 모두 하논이 좋아하는 꽃으로. 꽃향기가 은은하게 나기도 한다.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이 붉어진 알피노의 얼굴을 살짝 비추었다. 살랑,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바람이 알피노의 머리를 헝클었을까. 결심한 듯, 알피노는 제 한쪽 무릎을 하논에게 꿇었다.
“하논.”
“으응, 알피? 이게 다 뭐야?”
터질 듯, 붉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겨우 진정시켰다. 자신들은 이제 30살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서로의 앞에서는 소년과 소녀였다. 적어도 알피노는 그랬다. 하논도 그럴 것이다. 프러포즈 책과 논문들, 그리고 멘트와 편지를 다 외웠는데 …. , 알피노는 잠시 입을 떼려다 멈칫하곤, 하논의 오른쪽 손을 살포시 잡는다.
“나랑 언약해주게. 우리 서로,평생을 함께한다고 약속하자.”
길고, 정석의 프러포즈 멘트를 준비했었다. 하논에게 읽어줄 구구절절한 편지도 준비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에 비친, 하논을 본 순간, 알피노는 그 무엇도 소용이 없음을 깨달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그저, 진실한 모습으로 다가가면 된다. 자신은 연애에 있어선 아직도 어린 꼬맹이일지도 모른다. 아직도 연애에 있어선 어린 소년일지도 모른다. 많이 서툴고, 실망하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논은 자신이 그 어떤 모습을 지어도, 그 어떤 걸 준비했을 지어도.
“…. 알피! 너무, 아주 좋아. 사랑해!”
하논도, 자신을 늘 사랑해 주었으니.
알피노가 그 어떤 센스없는 이벤트를 준비해도, 어떤 센스없는 말을 내뱉어도. 하논은 ‘알피노’를 사랑했기에 늘 기뻐하고 사랑해주었다. 알피노가 하논의 첫사랑이었듯이, 하논도 알피노의 첫사랑이었기에. 하논도, 알피노도 서로에게 늘 서툴렀지만. 서로 진실하게 사랑하였다. 진실했으면 됐었다. 비싼 호텔도, 돈도, 반지도, 모두 알피노의 사랑표현이었지만. 제일 중요한 건 구구절절한 멘트도, 편지도 아닌 진실한 한마디였다. 사실 ‘하논이 언약을 하기 싫어하는 건 아닐까’ 라고 걱정할 게 아니었다. 그랬다. 하논은 결국 자신과 함께 하는 거라면, 자신이라면, 그 무엇이든 좋아해 주었으니까.
함께해 줘서 고마워. 평생 함께해줘. 하논.
*
영웅과 샬레이안 도련님의 언약식답게, 하객은 넘치고도 넘쳤다. 모그리들이 화관을 하객들에게 나누어주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더라. 하논과 유난히 친했던 나마즈오 족들도 모두 찾아왔다. 언약식장 한쪽 구석의 연못에서 파닥거리고 있었지만 - 모두 즐거워 보이는 언약식이었다. 새벽의 사람들도, 하논의 가족들도. 자신의 가족들도 모두 함께하는. 평생을 약속하는 언약식.
“하논”
떨리진 않아? 알피노가 슬쩍, 하논을 바라본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자신이 사랑하는 이 사람. 이런 장면을 평소에 상상하지 않은 건 아니다. 어렸을 때도, 하논에게 고백한 그 순간에도. 언젠간 우리는 이런 언약식을 올리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이젠 ‘막연히’가 아니다. 현실이다. 너는 내 옆에서 이렇게 드레스를 입고 있고, 나도, -
“알피, 손잡을래?”
어엿한 어른이 되어. 이렇게. 너의 손을 잡아주니.
‘하논 눈에 눈물이라도 나오면 두 동강으로 만들어버릴 줄 알아 알피노!’ 라는 알리제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린다. 하하. 내가 너를 울릴 리가 있을까. 라며 가볍게 웃고 하논을 바라보았을까, 함께 잡은 하논의 손이 옅게 떨리더니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 결혼 첫날부터 두 동강 나 언약식장에서 시체로 발견되면 안 되는데.
“미안해…,알피 믿기지가 않아서..”
“하논..”
“우리 처음 만났을 때는 알피보다, 내가 더 키가 컸잖아.”
엘레젠 족은 성장이 느리니까. 18세가 돼선 알피노가 하논보다 키가 조금 더 컸고, 그 후엔 알피노가 온전히도 성장해 하논을 아예 내려다보았다. 그냥, 우리가 이렇게 성장해서, 미래를 약속한다는 게. 아주 좋아서. 라며 하논은 눈부시게 웃었다. 언약식장의 조명보다 더 밝게.
모그리들의 노래,나마즈오들의 춤, 박수갈채를 보내는 익숙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그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
“앞으로도, 우리는 많이 변하겠지? 사랑하는 마음 빼고!”
- 사랑하는 나의 신부.
손등에 입을 맞춘다. 이제 입장할 시간이야. 알피노는 하논에게 말하며 잔뜩 붉어진 자신의 얼굴을 애써 진정시켰다. 아무래도, 연애에 초보인 것은, 자신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자신에게 있어 연애의 경험은 하논 뿐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 너와 영원히, 함께할 거니까.
“너는 나를 영원한 소년으로 만들어. 하논.”
네 앞에선, 영원히 연애에 서툰 18세 소년이어도. 나는 좋았다.